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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내용과 시대적 특성 덧글 0 | 조회 1,172 | 2009-04-17 00:00:00
해암연구실  


망상은 흔히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는 오해와 일견 흡사하지만 그 양상은 전연 다르다.
오해는 증거중심으로 설명을 하면 앗차, 그랬었군!하고 자신이 잘 못 생각했던 것을 뉘우친다. 이런 일들은 생활 속에선 늘 있는 일이다.
망상은 그러나 두가지 점에서 다르다. 1. 누가 뭐라고 증거중심으로 얘기해도 결코 자신의 확신을 바꾸지 않는다. 2. 자신의 신념을 확실하게 하기위해 자신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맞추어 강조한다. 가령 의처(의부)증의 경우 상대방에게 어이없는 의심을 할 때 배우자가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고 말하면 오죽하면 그렇게 소상하게 설명을 하느냐며 그 자체가 바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증거라고 여긴다. 반대로 어이가 없어 아에 설명을 안 하면 그럼 그렇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있겠느냐며 역시 그게 바로 증거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가 어떤 증거를 가지고 말해 봤자 바꾸지 않는 믿음이 특징이다.

망상은 시대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해방이 되자 우린 무지 가난했다. 그땐 소위 빈곤망상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전쟁이 나고 남북간의 간첩이 활개를 칠 때 망상의 내용은 사상망상으로 추적망상, 또는 관찰망상의 형태로 바뀌었다. 살만해지면서 그래도 힘들던 1970년대엔 기적을 바라는 이유로 종교망상이 대를 이었다.
요즘 TV나 세상 돌아가는 불륜과 이혼, 그리고 성의 자유가 난무하면서 부정(파트너에 대한 의심)망상이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가정의 먹구름이 일고 급기야 폭력이 오가다 자살이나 타살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곤 한다.
이런 현상은 외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시기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파라노이야, 편집증이라는 사람들은 대체로 머리가 명성한 편이다. 의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회생활을 멋들어지게 한다. 의심에 내용도 처음 듣는 사람들은 맞장궁를 칠 정도로 그럴사하다.
못견디는 것은 파트너(배우자)다.

외래치료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약물치료와 인지 지지정신요법적 상담으로 가능한 길이 있지만 그들이 결코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멀쩡해 보이지만 정신과의사의 진단을 받으면 입원치료가 능률적이다.
당사자의 문제의식을 일깨워주는 방법이 통할 수 있는데다, 돌발적으로 예상치 못했던 끔끽한 사건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처럼 가족들이 망설인다는 점이다. 그래도 저렇게 멀쩡한 사람을 어떻게 입원시킬 수 있느냐는 이유다.
호미로 막을 것을 삽으로도 막을 수 없는 일을 당하고 후회한다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 생각한다. 가족들의 냉정한 판단, 그리고 정신과의사의 조언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동철.